한국어/조선말

가까스로 2차 잠정 합의안을 가결시킨 한국지엠 노동자들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지난 12월 1일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가 내놓은 비슷한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킨데 이어 12월19일 가까스로 2차 잠정 합의안을 가결시켰다. 이번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는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의 협박에 의해 이루어졌다.

AP Photo/Ahn Young-joon

이번 합의안은 투표 참여 조합원 54.1%의 찬성으로 통과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배신적인 합의안에 대한 상당한 반대가 여전히 존재함을 드러낸다. 한국지엠지부 전체 조합원 중 94%가 해당 투표에 참여했다. 해당 합의안은 2018년부터 사측이 행해왔던 임금 동결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노동자 1인당 4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것을 골자로 담고 있다. 사측은 또한 노동조합에 제기한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으며 부평 2공장에서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하겠다는 막연하고 어정쩡한 언급을 덧붙였다.

노동자들의 압박에 한국지엠 지부는 당초 월 12만원의 임금 인상과 2200만원의 보너스를 요구했다. 아울러, 조합원들은 부평 2공장의 향후 생산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요구했다. 금속노조가 이러한 계획안 없이 이번 잠정 합의안을 가결시킨 것은 향후 공장 폐쇄와 맞서 싸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2018년 금속노조는 한국지엠 군산 공장 폐쇄에 별다른 투쟁 없이 합의안에 도장을 찍었다.

한국지엠은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에 이어 올해 세번째로 임단협 체결을 이뤘다. 지난주 기아차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는데 금속노조는 자동차 기업의 요구를 보다 더 강요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동자들 사이를 이간질시키고 있다. 한국지엠 지부가 지엠(GM)의 임금동결 유지를 승인했다는 것은 기아차 역시 노동자들에게 동일한 요구를 더욱 대담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 뿐이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 특히 한국지엠을 비롯한 다른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결코 투쟁의 의지가 결여되어 있지 않다. 이 노동자들은 심각하게 착취당하고 있으며, 고용 안전망과 함께 해고를 당할 경우 사회적 안전망 역시 열악한 실정이다. 또한 동일 노동을 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50~60%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다.

한국 기획재정부 산하의 통계청은 전체 노동력의 3분의 1에 달하는 인구가 비정규직에 해당한다고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에 비해 매우 적은 수치다. 현실적으로 단기, 시간제, 파견, 임시직 노동자를 포함한다면 50%에 가까운 노동력을 비정규직으로 볼 수 있다.

노동계급의 비정규직들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동안 특히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올해 수십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11월에만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의 일자리 수는 전년 대비 20만 6천개나 감소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처분소득은 최소 3.4% 감소했다.

한국지엠와 같은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이 노동력을 자주 이용한다. 지난 7월에는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지엠의 임원 4명, 다른 13개 기업과 함께, 비정규직 1810명을 불법파견 형태로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법은 기업이 허가를 받은 파견업체를 통해서만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GM은 최소 27개의 무허가 업체에서 인력을 채용했다.

이에 대한 금속노조의 반응은 어땠을까? 금속노조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을 조장했다. 동시에 금속노조는 충분한 압박만 가해진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노동자 계급에게 득이 되는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거짓된 주장을 펼친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배신적인 1차 잠정 합의안을 거부한지 이틀 뒤인 12월 3일,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은 회사 본사가 위치한 인천의 홍영표 국회의원의 지역 사무소 밖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에 참여한 노조 간부 중 한명인 배성도 창원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홍영표 의원이 한국지엠 상황에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면,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 복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행동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은 계속 투쟁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배성도 지회장은 또한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중인 ‘노동 개악’에 대해 홍영표 의원이 즉각적인 반대 입장을 낼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개악’은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하는 것을 불법으로 만들고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할 것이다.

배성도 지회장의 주장처럼 한국지엠에 맞서 진정한 투쟁을 벌이겠다는 경향은 금속노조 내에서 찾아보지 않다. 그의 농성 투쟁이 가진 목적은 노동자들이 일자리 문제에 대해 당연히 걱정하면서도 분노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려, 파업을 막아내려 하는 한국지엠 노동자들에게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동시에 노동조합은 노동계급을 더불어민주당의 존재하지도 않는 “진보적” 영역에 계속 묶어 둘 수 있도록 자본가 정치인들이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듯한 외피를 보여줄 것을 구걸한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은 사회적 불평등의 증대를 관장해왔다. 코로나19 대유행의 결과, 올해 전체 노동자의 23%가 일자리를 잃었고 이외의 26.7%가 임금 삭감을 경험했다. 동시에 사회 최고 부유층의 소득은 증가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되자 문재인 정부는 은행과 대기업을 향해 무제한적인 구제금융을 제공할 것을 분명히 했다. 반면에 노동자들은 궁지에 몰렸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조합들은 노동자의 적이라는 점을 과시하며 노동계급의 생계를 짓밟은 책임이 있는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투쟁을 배신하는 이러한 기구와 결별하고 자본가와 노조 내 그들의 꼭두각시들과는 완벽하게 독립적인 평조합원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은 그들의 노동계급 동지들에게 손을 내밀고, 전국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사회주의를 향한 통일된 투쟁을 시작하자.

Loading